이원하 변호사의 사건 엑스파일. 쉬는 시간이다. 우리 저 책이나 좀 볼까? 그래 어디 보자. 야야 왜 이렇게 빨리 넘기냐? 그냥 보는 건데 왜. 너 이거 내용 이해는 다 했어? 뭐.
내가 문제 낼 테니까 너 한 번 맞춰봐 알았어? A 군과 B 군은 당시 부산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두 학생은 쉬는 시간을 이용해 함께 책을 보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A 군이 B 군에게 문제를 낼 테니 한 번 맞춰봐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죠. 야 또 틀렸어? 한 대 맞자 너. 그만해 진짜 씨 왜 그래 씨. 어쭈 이것 봐라 부자 부자하니까.
그렇게 이어진 A 군의 폭행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했습니다. 무차별적인 폭행에 B 군의 폐는 3 분의 2 가 파열됐고 머리에 피가 고여 B 군은 결국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A 군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가 미성년자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피해자의 아버지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합의서를 써줬기 때문이죠. 내 개인적인 심정이야. 그 녀석...
감옥에 보내고 싶었죠. 그런데 우리 아들이 죽게 된 데에는 그 녀석도 그 녀석이지만 교육당국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가해 학생을 용서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 더 괘씸한 건 교육당국이었다고 말하는 아버지. 이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 지 벌써 20 년이 지났습니다. 아버지의 바람처럼 교육 현장은 과연 달라졌을까요? 아버님 이거 우리 친구가 폭행 당사자라고 해도
오늘 사건 엑스파일에서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X 발 이혼아입니다. 오늘도 로엘법무법인 송주희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로엘법무법인의 송주희 변호사입니다. 오늘 살펴볼 이 사건 같은 경우 사건이 발생한 지도 올해로 벌써 20 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폭함에 떠오르는 그런 사건이 아닌가 싶거든요. 네, 그렇습니다. 20 년 가까이 지난 사건임에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분노하시는 이른바 부산 개성중학교 폭행치사 사건입니다. 사건은 2005 년 10 월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일어났는데요.
가해 학생 A 군과 피해 학생 B 군은 초등학교 동창 사이였습니다. 쉬는 시간에 둘이 함께 그리스 로마 책을 보고 있었죠. 그러다가 가해 학생 A 군이 책장을 왜 이렇게 빨리 넘기냐, 내용을 다 이해하냐고 물으면서 이마를 때리는 벌칙을 걸고 퀴즈를 내기 시작한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계속 문제를 틀리고 이 말을 맞자 B 군도 화가 나서 책을 던지면서 욕을 했는데요.
그러자 A 군이 격분해서 주먹으로 B 군의 가슴과 머리를 때렸습니다. A 군은 쓰러진 B 군에게 의자를 들어 던지려고까지 했는데요. 친구 두 명이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제차 의자를 던져 B 군의 옆구리 그리고 다리 쪽을 가격했습니다. 이어서 쓰러져 있는 B 군의 배와 머리를 발로 걷어찼고 그대로 B 군은 정신을 잃었습니다.
주변에서 친구들이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저지가 안 된 거 보면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였던 걸로 보이네요. 네, 주변 친구들이 두 명이나 제지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 폭행 직후 B 군은 의식을 잃었는데요. 안타까운 점은 학교 측의 후속 대처였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체육교사가 상황을 발견하고 구급차를 불렀지만 학교 측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하는 대신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하느라 20 분가량을 지체한 것입니다.
학생이 의식이 없을 정도면 본인들이 나설 게 아니라 바로 병원에 갔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네, 바로 그 점이 가장 비판받는 지점인데요. 학교에서 병원까지로는 차로 불과 2 분 거리였습니다. 학교 측은 비군의 상태가 심각해 섣불리 옮기기보다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20 여 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결국 B 군은 병원 도착 당시 폐의 3 분의 2 가 파열되고 머리 전체에 피가 고이는 등 손을 쓰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나흘 뒤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너무 안타깝다 싶습니다. 가해 학생 A 군은 학교에서 전교 2 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는데요. 동시에 인근 학교까지 소문이 날 정도로 폭력적이었습니다.
가해자가 미성년자, 앞서 중학교 3 학년이라고 하셨죠. 네.
미성년자라 장단기로 나뉘어진 구형량이 나온 것 같은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해 학생은 어떠한 형사처벌도 받지 않고 풀려났습니다. 처벌을 아예 안 받았어요? 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점이고 둘째는 피해 학생의 아버지가 법원에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했기 때문입니다.
재판부는 이 점들을 고려해서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전과 기록이 남는 형사처벌을 피한 것인데요. 네.
이게 사실 실무적으로는 좀 있는 일입니다. 실제로 형사재판 심각한 사건인 경우에는 미성년자라도 형사재판에 넘겨지지만 도중에 합의가 되면 소녀부 송치 결정이 이루어져 있는 경우들이 많죠. 들으시는 분들 중에서 분명히 아무리 미성년자라도 사람을 죽였는데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게 가능하냐 이게 맞냐 하실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으로는 가능한 일인데요. 특히 피해자 측에서 처벌불헌 의사를 밝힌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소년법은 처벌보다는 교화와 개선의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내려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사건이 여론에 더 큰 공분을 산 것은 사건 발생 몇 년 뒤에 벌어진 일들 때문이었습니다. 왜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사건 이후에 가해자가 메신저에 살인도 좋은 경험 같은 글을 올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샀습니다. 다만 이 메시지는 후에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이후 2017 년에는 가해자를 재조사하고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이미 재판이 끝난 사안이라 법적으로 재조사는 불가능했습니다. 여기에 가해자가 이름을 바꾸고 SNS 에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는 사진들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아...
어떤 부분은 이 부분이 특히 이해하기 어렵다 하실 것 같습니다. 뭐냐면 가해 학생이 처벌받지 않은 이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이유 하나가 피해자의 아버지의 합의서였잖아요. 이 아버지께서 어떤 마음이셨을까 싶긴 하거든요. 아들의 죽음 앞에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 감히 짐작하기도 어려운데요.
아버님은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인 심정이야 가해 학생을 감옥에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고 밝히셨습니다.
가해 학생 역시 어찌 보면 잘못된 교육 시스템의 또 다른 피해자일 수 있다고 보신 겁니다. 그래서 가해 학생 개인에 대한 처벌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하자는데 집중하기로 하신 것이고 실제로 교육청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셨습니다. 네. 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이 사건은 어떻게 됐습니까? 네. 안타깝게도 폐소하셨습니다. 아.
재판은 대법원까지 갔지만 법원은 교육 관여자에게 사법적 책임을 물을 만큼 뚜렷한 과실을 찾기는 어려웠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청구를 최종 기각했습니다.
사실 이제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고 선생님이 학교에서 계속 있었어야 되는 건 아니니까 그 자체로 책임을 묻기는 좀 어렵지 않았을까 싶은데 근데 아까 처음에 지적했던 그 부분 사건이 발생하고 바로 병원을 병원에 이송하지 않았던 부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래도 책임을 좀 인정할 만한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이런 좀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하는데요.
아무튼 이 사건이 발생한 지 이제 20 년이 됐거든요. 아버님의 바람대로 교육당국의 대처가 나아졌냐 묻는다면 글쎄요. 사실 저희로 폼에도 학복 사건 정말 많이 들어오잖아요. 날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들어오는 것 같은데 그런 걸 보면 전혀 나아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네. 저도 변호사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20 년이 지났지만 교육 현장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최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교 측이 용기를 내서 가해 학생들을 피해 학생들과 다른 반으로 분리하는 학급 교체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관할 교육지원청 학폭위에서 이 결정을 뒤집고 가해 학생들에게 서면사과 같은 가벼운 처분만 내리면서 다시 같은 반이 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는 피해 학생 보호라는 대원칙보다 가해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우선시한 결정으로 비춰질 수 있어 많은 우려를 낳았습니다 학폭 전담 조사관이라는 제도가 있다 알고 있는데요 이건 어떤 거고 실효성은 뭐 있는지 이건 어떻게 보세요? 학폭 전담 조사관 제도는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된 제도입니다
퇴직 교원이나 퇴직 경찰들이 위촉되어 학폭사안의 초기 조사를 담당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는데요. 1 년 단위 위촉직에 보수도 낮아 전문성 있는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조사관들이 피해 학생에게 너도 같이 욕하지 그랬냐 라는 식으로 말해 2 차 가해 논란이 일거나 학교 사정을 잘 몰라서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는 사례들이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피해 학생 10 명 중에 4 명은 가해 학생으로부터 신고를 당했다는 사실입니다.
네, 맞습니다. 푸른나무제단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폭 피해 학생 10 명 중 4 명이 가해 학생으로부터 마신고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학폭 사실이 학교 생활 기록부에 남으면 가해자 측에서 쌍방폭행 프레임을 걸어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전략적인 행동으로 보이는데요.
이 과정에서 피해 학생은 이미 겪은 고통에 더해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2 차 피해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입니다.
아이의 상처 부위를 날짜와 함께 사진으로 찍어두시고 병원 진료를 받았다면 진단서 등을 발급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찢어진 옷이나 망가진 물건들도 보관해야 하고요. 또 SNS 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복원이 있었다면 반드시 화면을 캡쳐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진술을 차분히 들어주시고 또 시간 순서에 따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다음 확보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학교에 공식적으로 학교폭력을 신고하시고요.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즉시 가해 학생과의 분리 조치를 강력하게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것만은 꼭 유의해야 한다. 그러니까 폭사권 이후 대응 과정에서 피해 학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라든지 대처 중인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 끝으로 부탁드릴게요. 피해 학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있어서
가해 학생들이나 그 부모에게 감정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SNS 에 글을 올리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이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빌미를 줄 수 있으니까 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건 X 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끝곡으로 장범준의 노래방에서 들려드리면서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 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